판x윙 동화합작
복도로 나오자 교실 안과는 다른 공기에 지훈의 몸이 자연스레 부르를 떨렸다. 이 추운 날에 왜 나를 부르는 거야. 툴툴거리는 지훈의 말과는 다르게 지훈의 입꼬리는 올라가있었다. 고3 이제 수능도 끝난 참이라 할 것도 없는 지훈의 어깨에는 나이와는 맞지않은 귀여운 담요가 걸쳐져있었다. 1학년 교실로 가기 위해 계단을 오르던 지훈은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큰 후배들에 자연스레 몸이 움츠려졌다. 하지만 관린을 보자 그런 움추림이 언제있었는지도 모를정도로 환하게 얼굴이 피어난 것을 지훈 스스로는 모를것이다.
"추운데 왜 부른거야."
지훈은 관린을 보고 말하였다. 조금 툴툴대는 말투였지만, 관린은 신경쓰지 않았다. 관린은 지훈의 손을 잡고 옛 음악실이 있던 장소로 걸음을 옮겼다. 그 걸음이 지훈에게는 빨랐지만, 관린의 표정을 보니 별 말을 할 수없었던 지훈이다. '이럴 때도 잘생기면 어떡하냐' 소심하게 혼잣말을 한 지훈의 목소리가 들렸는지, 아니면 그냥 천천히 걷고 싶은 마음이 생긴건지 관린의 걸음은 지훈의 속도를 맞추어주었다.
목적지에 도착을 한 것인지 관린의 걸음은 점차 느려지다 곧 멈추었다. 그 후 관린은 지훈의 손을 놓고 뒤를 돌아 지훈의 두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왠지 모를 두근거림을 느낀 지훈은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할 말이 뭔데' 지훈이 넌지시 관린에게 말했다. 관린은 그 말을 듣고도 조금 더 지훈을 바라보고 있다가 잠시후 입을 떼었다.
"형, 저 좋아하죠."
머리가 새하얀 물감으로 물들어가는 느낌, 망치로 뒷통수를 얻어맞은 느낌. 한 동안 지훈은 멍해져서 별말을 할 수 없었다. 분명 아니라고 부정의 말을 건네야 하지만, 관린의 그 진지한 표정이 아니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였다. 왜 내가 남자를 좋아하냐고,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말라고. 분명히 말을 해둬야 하는 타이밍이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훈은 반박은 커녕 꿀먹은 벙어리 마냥 아무말 못하고 관린의 앞에 서있었다.
"그래서 대답은요?"
"내가 왜 남자를 좋아해. 뭔가를 착각한 거 아니야? 아니면 너 남자 좋아해? 그래서 나한테 물어본거야?"
질문의 답과 함께 지훈은 관린에게 질문을 우수수 쏟아부었다. 그 순간 관린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하였다. 그 변화를 당황한 지훈은 크게 신경쓰지 못했지만, 그 순간의 관린의 표정에는 쓸쓸함과 안타까움이 가득 묻어있었다고 말할 수 있었다. 지훈의 말에 답을 할 생각이 없어보이는 관린은 지훈의 눈을 피하며 말을 돌리기시작하였다.
"안좋아하면 다행이구요. 아 매점에 새로 들어 온 빵 먹어봤어요?"
저 다행이다는 말이 왠지 모르게 지훈의 신경을 거슬리게하였다. 그렇게 지훈에게 가볍게 인사를 한 관린은 1학년 교실로 다시 돌아갔다. 그런 관린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지훈은 자신도 자신의 교실로 돌아가기 위해서 계단을 내려갔다. 계단을 내려가는 지훈의 머리속에는 관린의 생각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자신은 관린을 좋아하는 것인지, 관린이 자신에게 그 질문을 한 이유는 무엇인지, 또한 그 질문에 자신이 망설인 이유는 무엇인지.
계속해서 머리속에 의문을 품어오던 지훈은 아파오는 머리에 괜한 생각을 하지 말잔 마음을 먹곤 교실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지훈이 오길을 기다린 마냥 수업종이 울렸다. 수업종이 치고 조금 후 중후한 모습의 화학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왔다. 수능도 다 친 고등학교 3학년의 교실. 수업을 강요하는 선생님은 없고, 수업을 원하는 학생은 더더욱이 없다. 선생님은 익숙하게 노트북을 열고 옛날에나 유행할 법한 오래된 영화를 한편 틀어주고는 의자를 가지고와 앉아버렸다.
재미도 없는 영화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낭비라 생각한 지훈은 두 팔위에 머리를 걸친 후 잠을 청할 뿐이다. 의식은 점점 흐려지고 지훈은 결국 깊은 잠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3교시,4교시. 쉬는 시간이 되고 수업시간이 다시 시작되어도 지훈을 깨우는 학생은 없었다. 잠을 자는 지훈을 깨우는 행위는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을 이미1년이나 봐왔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점심시간이 되어버리고 지훈을 깨우지 않을 수는 없었다. 진영이 우진의 팔을 툭툭 건들이자 우진은 한숨을 한 번 푹 쉬더니 지훈에게 다가갔다.
"야! 박지훈! 밥 안먹을거냐! 니가 좋아하는 치킨 나오는데!"
옆에서 들리는 큰소리에 지훈은 잠에서 점점멀어지는 걸 느꼈다.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지훈의 귀에 꽂힌 단어는 한 단어 밖에 없다.'치킨'. 지훈은 치킨을 정말 좋아했다. 너무 좋아한 나머지 주위 사람들은 치킨을 보면 질려할 정도로 지훈은 치킨을 좋아했고, 치킨을 먹었었다. 치킨이라는 단어에 잠이 깨버린 지훈은 진영과 우진의 손을 잡고 급식실로 향하였다.
"아주머니 치킨 많이요!"
특유의 넉살로 지훈의 식판에는 치킨이 한 가득 놓였다. 존경의 눈으로 지훈을 바라보던 우진에게 누군가 말을 걸었다.
"형! 우진이 형, 형네랑 같이 밥먹어도 되요? 자고 일어나니 애들이 벌써 가버려서요."
분명 관린의 친구들은 근처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저기에서 끼여서 먹으면 되지않나라고 생각한 우진은 곧 관린의 시선이 지훈을 향하였음을 깨달았다. 아까 교실으르 나가서 종칠 때쯔음에 들어 온 지훈의 표정도 좋지않았기에 둘사이에 무슨일이 있었음을 감지한 우진이였다. 옆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는 지훈이 보이기는 했으나 같이 먹지 않으면 정말로 혼자 먹을 것 같은 관린이 불쌍해 우진은 긍정의 표시로 고개를 두어번 끄덕였다.
남는 자리에 착석을 핟고 식사를 하는데 지훈의 상태가 영 좋지않음을 인식한 우진이였다. 평소였으면 치킨을 다먹고 한번 더 받아와서 먹을 지훈이였지만, 지금은 건들이지도 않고 치킨과 눈싸움을 하듯 치킨을 쨰려보고만 있을 뿐이였다. 먹지 않는 지훈에 걱정이 된 것은 우진 뿐만이 아닌지 진영도 넌지시 지훈에게 말을 건넸다.
"박지훈 어디 아프냐? 왜 치킨을 안먹고 노려보고있어."
지훈은 자신의 앞에 앉은 관린이 신경쓰여 음식이 입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관린이 무슨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한 지훈이였다. 분명 아까 그렇게 대화를 하고 저와 관린의 사이는 어색해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린은 평소와 같이 지훈과함께 식사를 하였다. 아까 일이 리셋된 마냥 그냥 평소와 같았다. 자신만 관린을 신경쓰는 것 같은 사실이 지훈을 짜증나게 만들었다.
"나 먼저 간다"
지훈이 그 불편함을 못이기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훈의 식판에는 아까 수북히 받은 치킨만이 남아있을 뿐이였다. 그런 지훈의 식판과 지훈을 계속해서 번갈아가며 보던 관린또한 식판을 들고 일어나며 말했다.
"저도 먼저 일어날게요."
지훈은 관린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두사람 사이에서 숨막히는것은 오히려 진영과 우진이였다. 저 두사람 사이에 무슨일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발 사라져주길 비라는 우진이였다. 지훈이 먼저 발을 떼자 그 뒤를 관린이 뒤따랐다. 지훈은 잔반을 다 처리한 후 뒤에 서있는 관린을 보았다. 관린은 일관 무표정으로 지훈의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그런 지훈은 관린이 신경쓰여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 키는 관린에게 뒤져지지만 달리기만큼음 뒤져지지 않는다 생각하였다.
지훈이 둘러보니 주변에 관린은 없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지훈은 벽에 기대에 주저앉아 버렸다. 관린의 평소같은 행동이 부담스럽다 생각한 지훈이다. 자신의 감정에 대한 생각도 끝내기 전에 관린은 계속해서 저의 영역에 들어온다. 그런 관린이 무섭다고 느끼는 지훈이다. 다시 한번 한숨을 푹쉬는 지훈의 위로 어두운 그림자가 졌다.
"형 찾았다."
그 어느떄보다 기뻐보이는 관린의 표정이 잘생겼다고 생각한 지훈이다. 관린을 쳐다보던 지훈은 자신의 심장이 지금과는 다르게 엇박으로 뛰는 것을 느꼈다. 평소보다는 빠르게 하지만, 아프지는 않을 정도로 기분좋은 두근거림이였다. 지훈은 빨개지는 자신의 두귀를 붙잡고 관린을 쏘아 보며 이야기 하였다.
"아 이관린 왜계속해서 쫓아다니는건데"
지훈은 이 말을 들으면 관린이 당황하거나 싫어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아까의 저가 그랬듯이. 하지만 관린은 지훈에게 예상밖의 반응을 보여주었다.밥먹었냐고 묻듯이 담담하게.
"형이 보고싶이니까요."
이번에는 귀가 아닌 얼굴전체가 빨개져버렸다. 자신의 빨개진 얼굴을 지훈은 숨길 수없었다. 저 말을 관린에게 몇번 들은 적이있는 지훈이였다. 하지만 그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저 말이 침입하였다. 지훈은 별로 할 수있는 말이 없었다. 왜 자신을 보고 싶었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렇게 물으면 오히려 저만 난처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든 지훈이였다.
"형이 왜 보고싶었냐면요. 형을 좋아하니까요."
이 꼬마는 자신의 머리위에서 논다고 생각한 지훈이다. 자신이 궁금해하는 내용이였지만, 가장 피하고 싶은 답을 이 아이는 직구로 던져버렸다. 그다음을 뭐라 답해야 할까. 남자를 좋아하면 안되다고 해야할까. 아님 나는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야할까. 그것도 정답이 아니라면 뭐라고 답을 하는게 정답일까. 관린이 뱉은 말 한마디에 지훈의 머릿속은 포화상태가 되었다.
" 잘 생각해봐요. 그 답은 이번 주 목요일에 들을게요."
지훈은 오늘 두번이나 자신을 흔들어 놓는 관린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까는 저가 자신을 좋아하냐라는 질문으로 자신을 곤란하게 만들어놓고 이번에는 자신을 좋아한다하며 자신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자신을 힘들게 하는 관린이 미운 지훈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지훈은 관린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 지훈에게 관린은 그저 잘생긴 후배, 잘챙겨주는 후배 그정도였다. 하지만 아까의 상황이 지나고 지훈은 관린을 의식하게 되었다.
한편 관린은 조금 더 지훈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싶었다. 분명 지훈도 자신에게 호감이있으며, 저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자신이 지훈을 보는 눈과 지훈이 자신을 보는 눈이 서로 닮았으니까. 그리고 방금의 반응을 보고는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고 확신을 한 관린이다. 관린은 지훈이 저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하고 싶었다. 이 12월이 지나고 방학이오면 이젠 지훈을 만날 수있는 방법이 별로 없으니까. 그래서 관린은 방학이 되기 전 지훈에게 자신의 마음을 지훈에게 털어놓고 싶었다. 가능하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그래서 만들어진것이 지금 상황이다.
저말을 하고 관린은 아까처럼 교실로 사라졌다. 그 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고 지훈은 침대에 누워 아까의 상황에 대한 생각을 하였다. 이번 주 목요일이 무슨 날인지 생각하던 지훈은 금방 무슨날인지 알 수있게 되었다. 이번 주 목요일은 바로 크리스마스였다. 결국 답을 하게 되는 건가. 답을 하려니 눈앞이 캄캄한 지훈이다. 긍정적인 답을 해도 되는 건가. 하지만 관린과 저는 두사람 다 남자였다. 사회에서는 이런 관계가 긍정적으로 받아질 수 없었다. 생각을 하면 할 수록 부정적인 생각밖에는 할 수없다고 느낀 지훈이다.
느리게 왔으면 하는 날은 빨리왔으면 하는 날보다 빨리오기 마련이다. 12월 25일, 관린과의 약속날이되었다. 지훈은 약속시간 2시간 전부터 준비를 하고있었다. 관린과의 만남이 설레지 않는다하면 그건 거짓말이였다. 하지만 관린에게 답을 하는 순간 만큼은 오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한 지훈이다. 하지만 결국 약속한 시간은 왔고, 지훈은 관린이 기다리고 있는 장소로 향하였다.
관린은 지훈을 보자 평소같이 인사하였다. 지금은 자신보다 관린이 더긴장 될 터인데 담담한 척하는 관린이 조금은 어른스럽게 보인 지훈이다. 관린은 지훈을 데리고 버스를 탔다. 어디가느냐고 묻는 지훈의 말에도 관린은 비밀이라고 할 뿐 별다른 말이없었다. 계속해서 답을 해주지 않는 관린에 결국 지훈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침묵이 흐르는 두사람 속에서 원하는 장소에 다 온 것인지 관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관린을 따라 지훈도 자리에서 일어나 관린을 뒤따랐다.
관린은 지훈의 손을 잡고 길을 빠르게 걸어갔다.수많은 연인들을 보는 지훈은 저와 관린이 맞잡은 손을 보며 조금은 연인같다고 생각하였다. 계속해서 걷던 관린은 커다란 트리 근처에서 걸음을 멈춰세웠다. 그리고는 답을 원하는 듯 지훈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답은 정해져있는데도 좋다는 말을 하고싶은 지훈이였다. 하지만 자신은 관린보다 어른이였다. 끊을 것은 끊을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 지훈이였기에, 지훈이 할 말을 정해져있다.
"미안한데, 나는 너를 안좋아하는것 같아. 솔직하게 남자끼리는 아닌거 너도 알잖아. 오늘 여기 나온거는 이말을 너한테 전해주려고 나온 거야. 너도 나에대한 마음은 접어줬으면 좋겠다."
"형, 피노키오 알죠.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잖아요. 근데 형은 거짓말을 하면 이렇게 울 것같은 표정을 하고, 입술이 파르르 떨리는거 형은 모르죠? 형도 저 좋아하잖아요"
그때와 똑같이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느낌.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버릇은 이아이는 알고있다. 그만큼 자신을 봐오고,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지훈은 알 수있었다. 하지만 조금 더 확실하게 선을 긋지 않으면 나중에 커서 이 아이와 자신은 더 큰 상처를 받을 거라는 걸 지훈을 알 수있었다. 다시한번 말을 하려는 지훈보다 관린이 더 빨랐다.
"형은 도대체 뭐가 무서운 거에요? 다른 사람들 시선이 무서워요? 아니면 저에 대한 믿음이 없는거에요? 아니면.."
혼잣말을 하듯 오물거리는 지훈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관린은 말을 하는 것을 멈추었다. 분명 중요한 말이겠거니 생각한 관린이다. 관린은 지훈에게 조금 더 크게 말하라는 제스쳐를 쥐하고는 지훈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더 가까이 들이밀었다.
"너는 몰라. 사회에서 자신과 다른 사람을 정상적으로 볼 것 같아? 지금이야 어떻게든 참아보겠지. 하지만 나중이 되면? 그런 시선이 계속되면 너나 나나 더 지쳐갈 건데. 나중에 더상처 받게 되면? 나는 그걸 감당할 자신이 없어.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고 싶지 않아."
그렇게 하는 말 한마디,한마디가 오히려 자신에게 비수가 꽃히는 지훈이였다. 다 자신에게 하는 말 같았다. 관린의 마음을 피하기만 하는 겁쟁이인 자신에게. 지훈은 말을하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차가운 날씨와는 상반되는 눈물이 이질적이게 느껴졌다.
"형 저도요 그런 시선들이 무서워요. 근데, 그런걸 신경쓰면 어떻게 계속해서 형을 좋아해요? 좋아하기만해도 바쁜 시간인데, 다른 사람도 생각해서 언제 사랑한다 말하고 언제 안아주고 해요. 저는 다른 사람들이 저를 이상하게 보는 것 보다, 형이 저를 안 좋아해주는게 더 무서워요."
관린은 자신이 생각환거 보다 훨씬 어른스러웠다. 오히려 저보다 더 어른스럽다고 생각한 지훈이다. 그런건가, 저 아이는 아이가 아니였구나.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손가락질 할까봐 아이처럼 무서워하고 눈과귀를 막은것은 저라는 것을 깨달은 지훈이였다. 저 마음이 너무 따뜻해서 지훈은 관린의 품에서 편안하게 눈물을 흘려버렸다. 지훈은 어서 눈물을 그치고 관린에게 자신도 같은 마음이다라고 전하고 싶었지만, 눈물이 멈추지 않아 계속해서 관린의 품속에서 눈물을 흘리는 지훈이였다.
"형 저봐요"
관린의 말에 지훈이 고개를 들자 관린은 지훈에게 모자를 씌어주었다. 모자를 쓴 지훈을 가만히 바라보던 관린은 지훈의 입에 자신의 입술을 갖다 대었다. 그러자 지훈은 우는 어린아이에게 사탕을 쥐어준 것처럼 눈물을 멈추었다. 구석이라 사람들 눈에 띄지는 않지만 지훈은 관린이 씌어준 모자를 더 깊게 눌러쓰고 관린의 몸에 바짝 붙었다.
"미안해. 나도 너를 좋아해"
조용하게 속삭이는 지훈은 더 없이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어쩌면 좋아하는 사람과 이별을 할 수있는 시간인12월. 하지만 여기에는 새로운 시간을 시작한 두사람만이 있을 뿐이다.
거짓말쟁이에게는 사랑을
By 도령
